세곳(고율님)의
블로거(nokarma님) 분들로부터
트랙백(insight님)합니다
모국어로 사유한다는 뜻은 단순하게 한글로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사고의 체계. 즉 언어는 사유체계를 선규정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단순한 도구를 넘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어는 끝까지 들어봐야한다'는 말을 쉽게 접하셨을 겁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하지만
영어는 중요한 주어와 동사가 문장 앞부분에 등장하지요?
한국인은 그런 영어와 달리 주목술의 순서로 사고하게 됩니다 (이것은 한가지 단순한 예일 뿐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최근 읽었던 책의 일부분이 정리가 잘 되어있는 듯 해서 옮겨봅니다.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이라는 책에서 정조의 문체반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그렇다면 대체 문체가 통치와 무슨 연관이 있길래 국왕이 손수 검여을 진두 지휘한단말인가?
문제는 한 시대가 지니는 사유체계 및 인식론의 표현형식이다. 그것은 단지 내용을 담는 그릇이나 매개가 아니라 내용을 '선규정하는' 표상의 장치이다. 중세 유럽의 '대학'에서 수사학(修辭學)을 주요과목으로 설정한 것을 떠올리면 일단 감이 잡힐 것이다. '어떤 어조와 제스처를 쓸 것인가' 혹은 '어떤 장식음을 화용할 것인가' 하는 따위는 단순히 테크닉이 아니다. 그런 테크닉을 수련하는 과정 자체가 앎의 경계를 결정한다. 말하자면, 문체는 사유가 전개되는 '초험적 장'인 셈이다. "
한국어로 사람이 사유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문체와 언어의 관계를 생각해보신다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지만, 언어는 사고의 경계가 결정이 되는 것입니다.
영어몰입교육으로 아직 사고의 틀이 갖춰지지도 않은 아이들이 한국어로 생각을 못하게 된다는 것은
원서의 개념이나 지식을 한국어로 축적하기 이전의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갖는 문제인 것이죠.
사고를 깊고 넓게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모국어의 능력이 갖춰진 다음의 이야기 입니다.
한글로 된 책의 해석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단어가 어려워서 이해를 못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장들이 갖는 앞뒤관계의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혹은 긴 문장의 주어를 읽다가 잊어버리는 등의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영어로 사고의 틀이 갖춰진 사람이 긴 한국어 문장을 읽으면서 단어는 다 아는데 이해를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과연 이런 어린아이들을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한 나라의 정체성의 문제에까지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몰입교육을 반대합니다.
근본이 없는 나라가 세계화를 외치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영어가 중요해진 이유는 매 포스팅마다 쓰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신분상승의 도구가 되는 것 마냥
시스템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및 상위권이라는 대학들이 영어성적을 가장 중요시 여기고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런 곳에 들어가는 것을
과거에 급제하여 양반으로 되는 것과 다름없이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회에 나가서 실제 영어를 회화로써 필요한 사람은 몇퍼센트나 됩니까?
영어 10년 공부해도 외국인과 만나서 입벙긋 못한다고요?
그러는 분들은 국어 10년 공부, 국사 10년 공부, 과학 10년 공부해서
사회에서 얼마나 써먹으면서, 또 얼마나 지금 알고 계십니까?
한국사가 점차 아이들의 기초수양과목에서 멀어지고 국어의 비중이 줄어들어
외국어로 이야기하게 된 마당에, 외국인과 대화하면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우리의 문화에대해 얼마나 알고 설명할 수 있으리라 보십니까?
다시 이야기합니다.
전 영어몰입교육에 반대합니다.
덧: 다 쓰고 읽어보니 두서없이 쓰였으나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듯 합니다. 저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어렵군요. 그러나 이렇듯 한국어로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운데....휴..